비열한 과거에 사로잡힌 나는
더 없는 죄인이자 노예이다.
절제된 환락과 무마된 열정 속에는
씨도 심지 않은 장미의 만개한 소용돌이.
지옥에서 울려퍼진 나팔 소리로
추억의 심판대 위로 목조인 고기덩이를 놓고.
허구의 내일과 함께하는 나는
덧없는 미래의 광란자.
공허한 여섯개의 손가락 틈 사이로 비치는
하늘의 얼굴이 나를 비웃을 때
그 누구도 동정하지 못할 죄의 사슬과 함께
푸르지도 못한 피를 뿜으며 한 발 한 발 내딛는
나는.
나는 현실과 타협할 수 없는 노예일 뿐.
노예일 뿐.
# by 크리 | 2006/01/01 17: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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